고층빌딩 공사 노동자 안전 `허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신시가지 거주지역인 두바이 마리나의 고층 건물에서 18일 정오께 불이 나 인부 2명이 숨지고 57명이 부상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불은 두바이 마리나의 37층짜리 아파트 건축현장 윗부분에서 발생, 1시간여 뒤 꺼졌으며 화재 당시 인부 30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

두바이 당국은 구조 헬기까지 동원했지만 화재 현장이 100m 이상의 고층이었던 탓에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인부들이 건물에 매달려 있다 떨어지거나 연기에 질식해 인명피해가 컸다.

불에 쫓긴 노동자들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 구조대를 기다렸으나 구조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고 옥상으로 채 피하지 못한 노동자는 스스로 밧줄을 만들어 건물 밖으로 대롱대롱 매달려 탈출을 시도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인도나 파키스탄, 중국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로 알려졌지만 두바이 경찰 측은 이들의 국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화재 원인을 조사중인 두바이 경찰은 테러 징후는 없으며 건축 기계의 오류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현장 목격자들은 "9ㆍ11 테러를 연상케 했다"며 "케이블을 타고 내려오던 한 사람이 힘이 빠져 추락해 죽었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로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커지자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두바이 소방ㆍ구조 체계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구조 헬기는 화재가 난 건물에 착륙하지 못했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가 난 이 고층건물에 접근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1시간 정도를 보내다 불이 자연 소화되고서야 구조를 시작했다.

이 건물 뿐 아니라 두바이에 셀 수 없이 건축중인 수십 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이런 화재 등 비상 상황이나 안전사고에 대책이 소홀하다는 비판도 함께 고조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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