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2008년),상하이엑스포(2010년),광저우아시안게임(2010년) 등 중국에서 열리는 대형 국제 이벤트를 앞두고 공항수화물검색시스템,전철 자동요금시스템,멀티미디어방송시스템 등 시스템구축사업 분야에서 중국 특수가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2010년까지 중국은 전국적으로 약 4000억달러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SOC 관련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다국적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운동장,전철,비행장 증설 등 사업에 모두 4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상하이엑스포에 410억달러,광저우 아시안게임에 270억달러의 투자 계획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3개 국제대회 준비에만 1000억달러(약 96조원)가 넘게 들어간다. 다국적기업들은 이 중 중국기업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각종 IT(정보기술)시스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관련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업체는 GE이다.

2003년 올림픽위원회와 2억달러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GE는 베이징에 100명 규모의 고급 인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요즘 한 달 25~30건씩 터지는 올림픽 관련 사업의 수주 작업을 전담하고 있다.

GE는 최근 1억5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베이징신공항 수화물검색시스템 구축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존 라이스 GE 부회장은 "GE는 베이징올림픽 사업에서만 약 10억달러의 시스템 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이징올림픽 사업은 중국 전역의 SOC 관련 시스템 구축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E는 작년 중국에서 5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2010년까지 이를 10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지멘스는 항공안전,운동장조명시스템,환경오염방지시스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멘스는 최근 2억달러에 달하는 베이징 신공항 화물처리시스템 사업을 수주했다.

지멘스는 특히 환경오염시설 분야 진출을 위해 중국 현지 기업인 CNC워터테크놀로지 지분 70%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산하 오티스엘리베이터는 베이징에 건설되고 있는 지하철에 136개의 에스컬레이터와 41개의 엘리베이터 등 모두 1400만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가전업체인 커리어는 베이징올림픽 축구 경기가 열리는 진황다오 경기장의 에어컨시스템을 일괄로 따내기도 했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시스템통합업체인 삼성SDS가 지하철 자동요금시스템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광저우 베이징 톈진 등에 건설 중인 지하철 6개 노선에 모두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자동요금시스템(AFC)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 분야 시장점유율 35%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은 중국 내 사업 수주에서 커다란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는 길버트 반 커크호브 유럽상공회의소 연구원은 "중국의 사업 발주가 투명하지 않고,절차가 외국 기업이 경쟁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하다"며 "이는 외국 기업을 제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업들이 SOC 관련 시스템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베이징올림픽 상하이엑스포 등의 사업이 향후 중국 전역에서 벌어질 SOC 관련 시스템시장 진출에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