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포인트 뒤졌던 좌파, 0.5%포인트 앞서 나가

멕시코 대선 재검표에서 첫 개표 결과를 완전히 뒤집어 좌파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투표 재집계 초기부터 앞서 나갔던 좌파 후보가 막바지에 이른 재개표 시점까지 근소한 차지만 계속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좌파 민주혁명당(PRD) 소속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날 새벽 1시30분 현재 투표소별로 집계된 득표현황 보고서(acta) 13만788장 가운데 95.17%가 다시 집계된 결과, 35.86%의 득표율로 집권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 후보(35.33%)를 0.53%포인트 앞섰다.

이는 당초 전체 투표소 98.45%를 집계해 나온 '예비적 선거결과 프로그램(PREP)'에서 칼데론 후보가 40만여표에 해당하는 1.04%포인트 차로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또한 선관위의 재검표 초기부터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앞서 나가는 것과 동시에 멕시코 증권거래소는 폭락장세를 보여 '개표 역전, 좌파 집권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5일 IPC 주가지수는 4.01% 폭락했으며 멕시코 현지 페소화 환율도 급상승세로 시작돼 좌파 집권 가능성에 따른 경제 불안정 우려를 반영했다.

무엇보다 당초 첫 집계에서 어떤 이유에선지 '문제 투표지'로 분류돼 개표가 미뤄졌던 300만장 투표지와 첫 개표에 포함안된 일부 투표소 등을 추후 개표한 결과, 1-2위 표차가 거의 반으로 줄어 좌파 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루이스 카를로스 우갈데 선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재개표 작업이 100% 완료될 때까지는 당선자 예측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는 모든 정치행위자의 확실성과 책임을 필요로 한다"면서 "이를 위해 시간에 관계 없이 최종 재개표 결과를 발표하겠지만 재개표가 완료된 뒤에야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첫 개표 결과에 대해 "중대한 사기행위가 저질러졌다는 증거"가 있어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약 4천100만장의 투표지 전체에 대해 '한장 한장' 재집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멕시코의 안정이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한편 칼데론 후보는 첫 개표와는 반대로 자신이 뒤진 것으로 나타난 재개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의 승리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는 우리 모두를 필요로 한다"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경쟁했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각료로 발탁할 것이라며 '포용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