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떠난 빌 게이츠 회장이 사실상의 은퇴 선언을 함에 따라 `게이츠 세대 이후'에 누가 MS라는 거함을 지휘하게 될지에 대해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MS의 기술적 부분에 대해 게이츠 회장의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 직함을 이어받은 레이 오지(50)와 크레이그 먼디(56) 최고 연구.전략수립 책임자가 `뒷일'을 맡을 전망이지만 나이나 경력으로 볼 때 이들도 `게이츠 세대'의 일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MS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이 제이 알라드(37) 부사장과 스티븐 시노프스키(40) 수석부사장, 봅 무글리아(46) 수석부사장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의 중요성을 역설해 주목을 받았던 알라드 부사장은 현재 `X박스' 게임기의 기술 및 디자인 부문 업무를 맡고 있고 시노프스키 수석부사장은 `오피스'부문 제품개발 책임을 맡고 있다.

지난 1988년부터 MS에서 일하며 3명 중 가장 먼저 MS 직원이 됐던 무글리아 수석부사장은 컴퓨터 서버와 개발프로그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MS 내부에서 충분한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는 이들이 장래에 MS를 이끌게 되면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MS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들 3명의 시대가 오면 최근 MS의 고질적 문제가 돼 왔던 신제품 출시 지연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S의 스티브 발머 CEO에 대해서도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2.0은 정보기술(IT) 롭 엔덜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2년, 길어도 5년 안에 발머 CEO가 퇴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잡지는 발머 CEO에 대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라클에 대응하지 못했고 반독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데다가 주가 관리도 부실하다고 비난하며 케빈 터너 최고영업책임자(COO)를 발머 CEO의 후계자감으로 점찍었다.

이어 케빈 존슨 기반소프트웨어(플랫폼) 및 서비스 부문 공동대표와 로버트 바흐 엔터테인먼트 및 기기 부문 대표 역시 후계자 경쟁 구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잡지는 레이 오지와 크레이그 먼디에 대해 기술적 측면에서의 능력과 비교해 볼 때 경영 감각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