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흡연이 위험한 것처럼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신생아에게 6개월 간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대대적인 정부 캠페인인 '헬시 피플 2010'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모유가 그 어떤 분유보다 뛰어나며 모유수유가 아이는 물론 여성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각계의 의견을 소개했다.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모유수유 캠페인은 오는 2010년까지 생후 6개월 동안 아이에게 모유를 수유하는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로 텔레비전 광고 등을 통해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올 봄 전파를 탄 모유수유 권장 광고는 술집에서 기계와 싸우다 떠밀려 넘어진 산모가 배를 고통스럽게 움켜쥐고 있는 모습을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고 비유하면서 출산 전에는 위험을 피하려 노력하면서 왜 출산 후에는 그같은 노력을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비판론자들은 모유수유가 좋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모유수유의 지나친 강조는 신체적 또는 환경적 이유로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여성들에게 지나친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을 둔 미국 여성 가운데 60%가 직장에 나가고 있지만 모유수유 휴가를 제공하는 기업은 거의 없으며 모유수유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대기업도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모유수유의 장점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이 너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모유수유 캠페인이 모유 사용 기피의 위험성을 알리는 쪽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가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강하고 소아 비만에 이를 확률이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영아 돌연사의 가능성까지도 줄여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모유수유가 여성에게 난소암이나 유방암, 당뇨병에 걸릴 확률을 줄여주는 동시에 노년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모유를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한결같이 모유의 우수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분유업계도 분유는 모유를 모델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여성을 위한 대용품임을 밝히고 있다.

이스턴 버지니아 의학대학의 스피븐 뷰셔 박사는 모유는 식품으로써 뿐만 아니라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과정을 통해 아이에게 영향을 공급하고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잡하고 정교한 유아 지원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보건부 여성보건 관련 수석 과학 자문관인 수전 하인즈 박사는 공중보건 분야에서 모유수유 기피의 위험성에 대한 자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임신 중 흡연이 위험한 것처럼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조사 결과, 미국 내 출산여성의 70%가 출산 직후 모유 수유를 시작하지만 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이 6개월 간 모유수유를 계속했으며 이 기간에 분유를 같이 사용하지 않고 모유수유를 한 여성은 2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