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찬사가 쏟아졌던 '토종 반도체'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 중국 과학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하이 소재 자오퉁 대학의 마이크로 전자공학부가 발표했던 '디지털 신호처리 반도체' 시리즈에 대한 연구가 가짜로 판명돼 자오퉁 대학이 해당 학부의 천진 학장을 해고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천 학장의 반도체는 스스로가 개발한 기술로 제작되지 않았으며 그가 주장한 만큼의 뛰어난 성능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팀은 천 교수가 개발한 칩이 그의 주장대로 지문인식이나 MP3 작동기능을 하지 못했으며 후속 모델 또한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이 갖고 있다고 주장한 기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추적 보도해온 신문인 '21세기 비즈니스 헤럴드'에 따르면 천 학장은 전 모토로라의 자회사인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가 생산한 반도체를 가지고 온 뒤 저임금의 이주 노동자들을 시켜 제조사명을 '한신(Hanxin)'으로 바꿔치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오퉁 대학은 이에 따라 천진 교수에게 정부가 지원한 기금을 반납하도록 요구했다.

FT는 중국 중앙정부가 선진 기술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발생,중국 사회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천 학장이 자오퉁 대학의 기술평가팀을 속이고 이번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 정부 부처를 농락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천 학장은 학칙과 과학윤리를 모독했으며 중국 과학계에 불명예를 안겼다"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