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75)는 "현재 한국의 투자 여건이 좋고 관심 있다"고 말해 추가로 투자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후계자와 관련,"회장직과 CEO직을 분리해 이사회가 아들인 하워드 버핏(51)을 비상임(non-executive) 회장으로 선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격 등 조건만 맞으면 어느 나라 기업이나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워런 버핏‥"한국기업 강해졌고 원화 강세 흥미롭다"

버핏은 7일(현지시간) 오마하 메리어트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 등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밝혔다.

버핏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과거 및 현재 환율까지 정확히 제시하는 등 한국 시장을 상당히 연구했음을 보여줬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 때 왜 싼 값에 한국 주식을 사지 않았을까 후회한다"며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의 급성장과 달러화 약세 및 원화 강세,기업 공개의 투명성 등을 한국 투자 여건의 강점으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증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인 생각으로는 투자 여건이 아주 좋은 상태다.

관심도 있다.

기회도 많다.

관심 밖이었던 한국 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다른 무엇보다 기업이 강해졌다.

삼성 등 세계적인 기업도 나왔다.

게다가 원화 환율이 달러당 1050원 선에서 최근엔 920원대로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에서 이 점도 매력적이다."

-기업들의 정보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보는가.

"한국 기업처럼 인터넷을 통해 기업 정보를 속속들이 제공하는 기업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철저한 감독을 받고 있는 미국 기업보다 훨씬 낫다."

-2004년 한국 증시에 투자했었는데.

"외환위기 때 왜 싼 값에 한국 주식을 사지 못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씨티그룹이 선정한 한국기업 리스트를 봤다.
[인터뷰] 워런 버핏‥"한국기업 강해졌고 원화 강세 흥미롭다"


일주일 동안 검토한 뒤 20여개 기업의 주식을 사서 일부는 지금도 갖고 있다.

당시 속속들이 알고 있던 기업은 한 곳도 없었지만 상당한 투자 수익을 얻었다.

원화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도 얻었다."

-어떤 기업에 투자했으며 앞으로 추가 투자할 계획은.

"투자 기업은 투자 원칙상 말할 수 없다.

앞으로 계획은 미루어 짐작해 달라."(이와 관련,동석한 찰리 멍고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이스라엘 기업인 이스카 메탈워킹 인수로 한국에 투자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한중석의 한 사업부를 인수해 초경합금과 절삭공구를 생산하는 대구텍이 이스카의 자회사다)

-후계자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다.

"아들인 하워드를 무보수 비상임 회장직으로 선출해 줬으면 한다.

그가 CEO를 도우며 벅셔해서웨이의 기업 문화를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CEO는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됐으나 밝힐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다.

내가 죽은 후 후임 회장을 선출할 것이므로 나는 회장 선출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하워드는 1993년부터 벅셔의 이사를 맡아 왔으나 사진 작가와 환경 운동가로 활동하는 등 사실상 관여하지 않고 있다)

-외국 기업을 인수한다고 했는데 대상은 어디인지.

"지속적으로 일정한 이익을 내는 등 조건과 가격만 맞으면 어느나라 기업이고 인수할 예정이다.

현재 인수했으면 하는 기업이 있는 나라가 12개 정도 된다.

미국에는 놀랄 만한 수익을 가져다 줄 기업이 거의 없다.

영국과 유럽 회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싶다.

일본에서도 기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함께 일본 기업은 놀라운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



오마하(네브래스카)=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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