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을 "대화하기에 편안한 상대(easy man to talk to)"라고 지칭했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곁에 있기에 편안한 친구(easy guy to be around)"라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영국의 언론인 콘 코글린과의 인터뷰에서 "토니 블레어는 곁에 있기에 편안한 친구"라며 "그와 함께 있는 것은 아무 부담을 안준다.

그는 대화하기에 편안하다.

나는 솔직한 사람들을 좋아하며 그는 내게 솔직하다"고 평가했다고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3년 한미 정상회담 때 이와 비슷한 단어들을 동원해 노 대통령을 대화하기에 편안한 상대라고 말한 바 있다.

텔레그래프는 22일과 23일 부시 대통령 및 블레어 총리와의 이같은 인터뷰 내용이 담긴 콘 코글린의 신간 '미국의 맹방:토니 블레어와 테러와의 전쟁'을 발췌 수록했다.

부시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는 상대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애를 쓰고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을 한다"며 "우방국이 될 수 있는 것 중 일부는 무엇보다 먼저 개인적인 관계를 개발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당 안팎에서 이라크전쟁 반대 여론에 시달리던 블레어 총리에게 정권을 위해 이라크전쟁에 동참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유했으나 블레어 총리가 정권보다 전쟁을 택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고 이 책에서 말했다.

당시 블레어 총리는 "당신은 정말로 토니 블레어를 어떻게 보냐"며 확실한 견해와 강력한 성격을 보여줬다고 부시 대통령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이라크 침공 수개월 전에 전쟁 결정을 미리 내리지 않았으며 침공 48시간 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게 최후 통첩을 통보할 때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이 책에서 주장했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코글린과의 인터뷰에서 9.11 테러가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우리는 가깝게 지냈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아주 심하게 의견이 다른 사람들조차 부시가 매우 공손하고 솔직하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며 "영국은 유럽에 강력한 동맹국들을 가져야 하며 동시에 미국과 핵심적인 동맹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 위에서 나는 외교정책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