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안팎에서 조기퇴진론에 시달리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008년까지는 총리직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공세를 취하고나섰다. 차기 총리 후보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지지하는 당내 인사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3일 일련의 급조된듯한 TV 인터뷰들을 통해 자신이 추진 중인 공공서비스 개혁정책을 완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 밖에서 진행된 BBC, 스카이, GM TV와 생방송 인터뷰에서 블레어 총리는 수일 내에 "보건서비스 및 교육의 큰 문제들"과 런던 올림픽, 주민세, 범죄에 대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국립의료원(NHS)의 개혁이 자신의 업적 중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의 측근인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도 블레어가 원하는 권력이양 시점은 2008년이라고 말했다. 클라크 장관은 "우리는 이제 의회 5년 임기 중 겨우 1년을 맞고 있을 뿐"이라며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그것이 나머지 재임기간을 위해 총리가 야심찬 계획을 내놓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블레어의 경제자문을 지낸 데릭 스콧은 BBC 라디오4에서 정치분석가들의 예상보다 더 오래 블레어 총리가 2008년 혹은 2009년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운 재무장관의 경제적 업적을 깎아내리려는듯 그는 블레어 총리가 경제와 공공부문 개혁을 "훨씬 더 잘 파악하고 있다"며 "내 생각에는 블레어가 오래 총리직을 수행할수록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운 재무장관의 보좌관을 지낸 닐 로슨은 지난 2004년 블레어 총리가 차기 총선에는 당수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게 잘못이라고 공박했다. 로슨은 "지도자는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무도 그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조직은 이 세상에 없다"면서 노동당의 안정을 위해 블레어 총리가 퇴임 시기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5일 열리는 지방선거 캠페인 출범 무대에서 브라운 재무장관을 배제하려 했다는 옵서버 신문의 보도에 대해 "만우절의 꾸며낸 이야기"라며 총리직을 둘러싼 두 사람 사이 갈등설을 일축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더 포퓰러스가 더 타임스 신문의 의뢰로 성인 1천5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7%가 당장(34%) 혹은 연말까지(13%) 블레어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자도 9%였다. 다음 총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3%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