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할 경우 지구촌 곳곳이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기 업들의 대책은 미흡한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들여 의약품 구매, 재해훈련, 국경통제 강화 등 AI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들이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 특히 AI가 곧 인간의 전염병으로 창궐할 힘을 얻게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우려에도 불구, 많은 기업들은 매우 기초적인 대비책만 세워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세계적 회계ㆍ컨설팅 법인인 딜로이트 앤드 투쉬가 최근 미국 기업인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3분의 2는 AI에 대한 적절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대부분은 그 계획을 책임지고 마련할 사람도 없다고 답했다. 딜로이트 앤드 투쉬는 "AI가 지구촌의 한곳에서 창궐하면 공급 체인의 무력화와 노동력의 급감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식품점에서 먹을 것을 구매하는 것을 포함, 모든 것이 세계적 공급 체인과 실시간 재고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미리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법인의 기업 리스크 서비스 전문가 마크 레이튼은 "기업들에게 `공급업자들이 물품을 제공할 수 있을 까' `그들을 믿을 수 있을 까' 등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한 상상력을 동원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보건 전문가들과 의약품을 전세계 창궐지역에 실어나르고, 은행들은 국제간 통화 거래를 계속하면서 고객들이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보도기관들은 삶과 죽음을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그 를 위한 대비책이 마련돼 있느냐는 것. 미국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동남아시아의 기업들은 AI가 수년간 번지고 있는데다 수년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험도 있고 해서 좀더 발빠른 대비를 하고 있다. 최근 AI 세미나를 주최한 홍콩의 미 상공회의소가 80개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거의 모든 회사들이 AI 대책을 담당하는 직원을 두고 있었고 60%는 즉각 실행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전염 예방을 위한 재택근무 ▲휴대전화를 통한 비상연락 구축 ▲사무실 패쇄 ▲대면회의를 대신한 화상이나 전화회의 등이 포함돼 있었다. 또 싱가포르 회사들은 사스가 발발한 이후 회사 건물에 들어오기전 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세계적 특송회사인 페덱스의 경우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축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많은 기업들은 자체 AI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딜로이트 앤드 투쉬의 레이튼은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인플루엔자가 야기할 문제점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게 아닌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레이튼은 "그들은 기존의 위기 관리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그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그 이상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