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보에 무릎꿇은 오일달러
미국의 '안보위협론'에 중국자본에 이어 '오일달러'도 무릎을 꿇었다.
안보위협론은 항공산업에까지 번지고 있어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보호주의 벽에 가로막힌 오일달러가 미국시장에서 유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인 두바이 포트 월드(DPW)의 에드워드 빌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9일(현지시간) "UAE와 미국 간의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뉴욕 뉴저지 등 6개의 주요 항만운영권을 미국 업체에 양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DPW는 지난달 미국 6개 항만운영권을 갖고 있는 영국의 P&O사를 68억달러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그후 의회를 중심으로 안보위협론이 등장,딴죽을 걸었으나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 공화당 제리 루이스 위원장이 이끄는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미국 내 항만 운영권 인수를 저지하는 법안을 62 대 2로 통과시키자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DPW는 P&O사를 인수하되 6개 항만운영권만 따로 떼어 미국업체에 양도할 예정이다.
DPW가 운영권을 인수하려던 항만은 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뉴올리언즈 마이애미 등이다.
미 의회는 작년에도 안보위협론을 내세워 중국해양석유의 유노콜 인수시도를 좌절시켰다.
이번에 오일머니를 앞세운 DPW의 항만인수도 좌절시킴에 따라 보호주의 경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미 하원 세출위원회는 특히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항공사 경영관여권 확대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한 '교통부 지침'의 발효를 120일간 연기하도록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위원회는 결의안에서 "미국 항공산업은 항만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중대한 하부구조의 일부"라고 밝혔다.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외국기업에 넘겨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DWP가 '자발적인 포기'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론 '반강제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오일머니가 유출될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상적자를 메워주는 오일달러가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미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유출사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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