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디스ㆍS&P 손본다… 상원 규제입법 추진
웬만한 국가와 기업도 쥐락펴락한다.
이들은 30년 넘게 신용평가시장을 장악해 오면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용평가의 적절성과 공정성,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규제입법이 추진된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신용평가회사의 현황에 대한 공청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리처드 셀비 은행위원장은 "신용평가회사들이 엔론과 월드콤 사태가 터지기 전 적절한 신용등급조정을 하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들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 등에서 문제가 된 것은 현재 신용평가회사 역할이 적절한지와 신용평가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고 있는지 등 크게 두가지.역할의 적절성과 관련해서는 신용평가의 부적절한 시점이 문제가 됐다.
두 평가회사는 미국의 엔론 및 월드콤 사태가 터지기 전에 이들 회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독과점체제에 안주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사후약방문'에 그쳤다.
무디스는 2003년 11월 북핵 문제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갑자기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금융시장에 쇼크를 가져오는 등 국제 시장에서는 과도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공정성과 객관성도 의심받고 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평가를 하면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또 그런 회사에 대해 돈 받고 컨설팅 업무까지 한다.
아무리 조직이 나눠져 있다고 하지만 돈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 똑같은 잣대가 사용된다고 믿기는 어렵다.
더욱 큰 문제는 신용평가사 임원이 아예 신용평가를 받는 기업의 임원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평가가 힘들 수밖에 없다.
이날 청문회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폐해가 나타난 원인으로 엄청난 진입장벽과 이에 따른 경쟁구조 상실을 꼽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975년 '자격요건을 갖춘 회사에 대해서만 신용평가 영업을 허가(NRSRO)'키로 하고 무디스와 S&P,피치 등 3개사를 지정했다.
그 체제가 3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 세계에 공인된 신용평가회사가 30여개국 50여개에 달하지만 이들 3개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미 상원이 규제입법을 마련할 경우 △진입장벽 완화와 경쟁체제 구축 △신용평가 업무와 컨설팅 업무의 관계 설정 △신용평가사 임직원의 신용평가대상 임원 겸임 제한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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