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에 대한 조롱성 풍자만화로 촉발된 이슬람권의 항의 폭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5일 레바논에서 약 2만명의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이 마호메트 만화가 현지 신문을 통해 처음 소개된 덴마크의 베이루트 대사관으로 행진,일부 시위대가 대사관에 난입해 불을 질렀다. 전날 시리아에서도 시위대 수천명이 덴마크 대사관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대사관을 향해 돌을 던지고 창문을 부쉈다. 일부 군중은 대사관에 게양된 덴마크 국기를 내려 불태운 뒤 '알라 외에 신이 없고 마호메트는 알라의 예언자다'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대신 게양했다. 시위대는 또 덴마크 신문에 게재된 마호메트 만화를 처음으로 옮겨 실은 언론사가 소속된 노르웨이의 대사관에도 불을 질렀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외무부는 폭력 사태가 커지자 자국민들에게 시리아 여행을 자제할 것과 아랍지역 이슬람권 국가에서 떠날 것을 촉구하는 경고령을 발령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격분한 수십명의 청년들이 유럽연합(EU) 사무소에 난입을 시도하며 보안군과 충돌했다. 유럽 내 무슬림들도 풍자만화에 항의하는 동조시위를 벌였다. 이번 파문의 진원지인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선 무슬림 30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다. 런던에서도 무슬림 700여명이 덴마크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슬람권에서 정부 차원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자국에 주재하는 노르웨이 프랑스 등 서방 9개국 외교관들을 불러 풍자만화와 관련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또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게재한 언론이 소속된 국가들과의 통상계약을 전면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국을 맡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압둘라 바다위 총리가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이슬람권에 대한 의도적 도발이라고 비판하는 등 이슬람권 정치 지도자들도 항의 물결에 가세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