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가 지구온난화와 관련, 온실가스 방출을 즉각 감축할 것을 요구하는 강연을 한뒤 미 행정부로부터 발언 자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사 소속기관인 고다드 우주연구소의 소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한 제임스 한센 박사는 지난해 12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지구물리학협회 연례 회의에서 기존의 기술로도 온실가스 방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며 미국의 지도력이 없다면 기후변화가 결국 지구를 `다른 행성'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센 박사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강연을 한 이후 나사 본부가 직원들에게 자신의 강연 원고와 웹사이트 기고, 언론인들의 인터뷰 요청서 등을 점검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나사 본부에서 연구소 직원들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그런 발언을 계속한다면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뜻을 전달했으며, 한센 박사가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 감독직원이 참관토록 했다는 것. 한센 박사는 "나사 본부의 이런 규제를 무시할 것"이라면서 "그들은 대중에게 공개되는 정보를 검열하는 것이 자신들의 직무라고 느끼는 모양"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한센 박사는 우리의 지구를 이해하고 지키는 것도 나사의 임무에 포함돼 있다며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25%를 배출하는 미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에는 가입했으 나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교 토의정서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나사 본부의 딘 아코스타는 한센 박사의 입을 막으려는 어떤 노력도 없다면서 "그것은 이곳 나사의 운영 방식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개방성을 증진하고 사실을 갖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센 박사에 대한 제약은 나사의 모든 직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면서 정부 과학자들은 과학적 발견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지만 정책에 대해 말한 내용은 정책 입안자들이나 지정된 대변인에게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코스타는 언론인들의 인터뷰 요청을 점검토록 한데 대해서도 "이는 지구온난화 등 특정 이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업무조정에 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967년 나사에 합류한 한센 박사는 1988년부터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부산물이 미칠 장기적 위협에 대해 경고해 왔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