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세계 최대 가스회사인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완전 개방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즈프롬 주식의 외국인 소유한도를 20%로 제한해오던 것을 완전 철폐키로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가즈프롬 회장 겸 러시아 부총리는 "이번 규제 철폐는 러시아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즈프롬은 세계 가스자원의 16%를 보유하고 있으며 작년 세계 가스생산량의 5분의 1을 차지한 거대 에너지 기업이다. 시가총액 1530억달러로 러시아 최대 기업이기도 하다. 서시베리아와 러시아 북부지역에서 가스를 퍼올려 유럽에 공급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최근 민간 석유회사인 시브네프트 인수를 통해 석유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번 규제 철폐는 가즈프롬이나 로스네프트 같은 굴지의 국영 대기업에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규제를 풀기 이전에 가즈프롬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 10.7%를 추가로 매입,지분율을 51%로 확대했다. 또 가즈프롬에 대한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인접국을 지나는 가스관에 대한 가즈프롬의 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키로 했다. 한편 가즈프롬에 대한 규제 완화는 러시아 증시 활성화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전망이다. 러시아 증시의 주요 주식들은 올해 80%가량 상승했지만 이번 투자 개방을 통해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