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륙의 양대 강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30일 정상회담을 갖고 24개 분야에 걸친 협정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접경도시인 푸에르토 이구아수 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핵에너지, 국방, 교육, 노동, 이민, 과학기술 등 24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우정의 날' 제정 20주년 기념식을 겸한 이번 정상회담은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돼 오찬 시간을 제외하고 5시간 이상 이어지는 등 각종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고 브라질 언론은 평가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4~5일 열린 미주정상회담이 뚜렷한 성과가 없이 끝났다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앞으로 중남미 지역 현안에 대해 양국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특히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과 관련,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 등 일부 국가들이 주장하는 협상 조기 재개에 반대하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기능 강화를 우선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이달 중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담에서 정회원국 가입이 예정돼 있는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칠레ㆍ페루ㆍ볼리비아 등으로 회원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브라질 언론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을 계기로 브라질-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등 3개국이 참여하는 석유 및 천연가스 공동개발 계획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진보주의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고 표현하며 공개적으로 옹호하는가 하면, 오는 18일 실시되는 볼리비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좌파 지도자 에보 모랄레스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양국간 통상마찰 요인으로 작용해온 무역불균형 해소 문제와 관련, 내년 1월 말까지 그동안 논의돼온 긴급수입제한조치 자동발동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회담이 끝난 뒤 두 정상은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은 양국간 우정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으며, 중남미 통합이라는 목표를 향한 공동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