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리타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했지만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에 힘입어 26일(현지시간) 현재 희생자수는 9명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CNN과 폭스뉴스 등은 리타가 강타하기 이전 텍사스, 루이지애나주 주민들이 대탈출에 나섰을 때 댈러스 남부에서 버스폭발 사고 등으로 28명이 사망한 것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총 3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리타 피해자 확인 및 고립지역 주민 구출 작업을 가속화, 이날 텍사스주 보몬트의 한 아파트에서 시신 5구를 찾아냈다. 이들은 리타가 강타한 후 전기가 끊기자 발전기를 사용하다 발전기에서 새어나온 유독 일산화탄소 가스에 질식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참사에도 불구,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300만명의 주민들이 허리케인을 피해 긴급 `엑서더스'에 나선 덕분에 대형 참사는 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는 허리케인 리타가 휩쓸고 간지 사흘째인 이날까지도 수십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아직도 침수돼 있는 지역이 많아 허리케인 구조대가 물과 음식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쾌청해지자 허리케인 복구 작업을 본격화, 양수기를 동원한 물 빼기와 붕괴된 주택 철거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타를 피해 오스틴과 댈러스 등 북부 내륙지방으로 긴급 대피했던 300만 주민들이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휴스턴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 고속도로 하행선이 거의 마비상태로 변했다. 특히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를 연속 두 번이나 난타당해 또다시 수몰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붕괴된 둑의 물막이 공사를 마쳤지만, 본격적인 배수 작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복구활동 개시에는 수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간 경제전문가단체인 전미실물경제학회(NABE)는 경제전문가 43명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 "카트리나로 인한 미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작은 폭에 그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감소폭은 올 3.4분기에 0.4% 포인트, 4.4분기에 0.2% 포인트에 각각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