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서 17일 오전(현지 시간) 메트라 통근 열차가 탈선해 2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 지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승객 185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한 상태로 졸리엣 역을 출발한 메트라의 5량짜리 2층 열차는 오전 8시 30분 시카고 도심에서 남쪽으로 5마일(약 8km) 가량 떨어진 47번가 웬트워스 지역에서 탈선사고를 일으켰다. 메트라의 주디 파도네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22세의 여성 승객이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0세의 여성 승객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상자 가운데 17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상자가 많이 나온 칸에 탑승하고 있었던 줄리 아레돈도라는 여성은 "사고의 충격으로 모두가 말 그대로 공중을 날았고 사람들이 이 칸에서 저쪽 칸으로 튕겨져 나가는 모습이었다.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열차 좌석에 깔려있어서 누군가 구해주기 전까지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는데 사람들은 서로를 도우며 창문을 통해 나가려고 시도했다" 라고 사고 당시를 전했다. 또한 글로리아 발타라는 여성 승객은 "내가 탑승한 칸에서 많은 사람들이 심하게 부상을 입은데 반해 나는 운이 좋았다" 라며 "2층에 탑승한 사람들은 괜찮은 편이었으나 열차 1층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사고의 충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었다. " 라고 말했다. 부상자 가운데 한사람인 매기 리처드라는 여성 승객은 "열차가 심하게 흔들려 잠에서 깼는데 다음 순간 1층 승객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사고 당시 47번가를 지나고 있던 마이클 도일이라는 목격자는 "마치 폭발사고가 난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메트라 철로 고가를 보니 열차가 멈춰 있었다" 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한 구조팀은 사고 열차 옆 철로에 텐트를 설치하고 승객 구조에 나섰는데 많은 부상자 수로 인해 시카고시의 구급차외에도 주변 교외 지역 구급차 42대가 출동해 부상자들을 인근 6개 병원으로 이송했다. 메트라의 파도네 대변인은 사고 당시 철로 신호는 이상 없이 작동하고 있었으며 탈선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사고 열차 기관사는 심한 충격을 받았으나 부상은 입지 않은 상태로 이같은 사고 발생시 기본적으로 취해지는 약물 검사와 자살 방지 감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CSX 사의 화물차 기관사로 5년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 기관사는 이날 사고가 발생한 노선 운행이 포함된 메트라측의 교육 프로그램을 6개월간 받은 뒤 기관사로 근무한지는 45일 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 파악과 사고 원인 조사 작업를 진행중인 미국 교통 안전 위원회 조사팀은 열차를 탈선시킨 원인 파악에는 9개월 내지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탈선 사고가 난 47번가 웬트워스 지역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는 2년전 또다른 열차가 탈선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는데 바비 러쉬 연방 하원의원은 "워싱턴에 돌아가는 대로 교통 위원회 의장 이번 사고가 난 지점의 철로를 조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