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의 글로벌 미디어 제국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그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 브리티시 스카이 브로드캐스팅(B스카이B) 사장(32)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왕좌'를 승계할 것으로 점쳐졌던 장남 라클란 머독 뉴스코프 부회장(33)이 29일(현지시간) 돌연 사퇴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뉴스코프는 미국 뉴욕포스트,영국 더타임스 20세기폭스 폭스TV 등을 보유한 미디어 그룹으로 루퍼트 머독이 회장을 맡고 있다.


머독 회장은 뉴스코프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어떤 계획도 시사한 적이 없지만 장남 라클란을 부회장에 앉히면서 후계자로 점찍어 둔 것으로 알려졌었다.


제임스는 뉴스코프 자회사인 홍콩 스타TV,뉴스코프 부사장을 거쳐 2003년부터 영국 위성방송 업체 B스카이B의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돈 먹는 하마'였던 홍콩 스타TV의 구조조정을 성공시켰고 로커스엔터테인먼트란 회사를 스코프 인터넷 사업의 중심으로 육성,두둑한 배짱과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한때 가문의 골칫거리였다.


미 하버드대에 진학했지만 삐딱한 시각의 학내 잡지 편집장을 맡고 가라데(일본 격투술)에 심취하는가 하면 문신도 즐겼다.


4학년 때 아예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음악과 인터넷 관련 일을 하면서 적잖은 돈을 까먹었다.


자유 분방한 기질 탓에 '사고'를 많이 쳤지만 지금의 경영 능력을 발휘하는 밑거름이 된 셈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