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2012년 올림픽 유치 결정과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에 맞춰 7일 수도 런던의 아침 출근시간에 지하철과 버스를 대상으로 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경찰은 이날 오전 이번 연쇄폭발을 무고한 민간인 살상을 목적으로 한 무자비한 테러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지금까지 4개의 폭발물이 폭발, 적어도 33명의 사망자와 360명의 부상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과 목격자들은 적어도 7차례의 폭발이 일어났으며 45명이 사망하고 1천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다 경찰도 러셀광장에서 인근에서 일어난 버스 폭발로 인한 사상자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하고 있어 사상자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쇄폭탄테러는 지난해 3월11일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연쇄폭탄테러와 많이 닮았다는 점에서 알-카에다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배후가 드러나지는 않았다. 런던 연쇄폭발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테러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으며 유럽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뉴욕과 런던의 원유 선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등 등 세계 증시와 유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아직까지 이번 연쇄폭발로 인한 한국인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연쇄폭발 발생 상황 = 경찰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8시 51분 무어게이트역 인근 지하철 폭발을 시작으로 8시56분 리버풀가 인근, 9시17분 에지웨어로드 인근에서 잇따라 폭탄이 터졌다면서 이로 인해 무어게이트역에서 7명, 리버풀가역에서 21명, 에지웨어로드역에서 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어 폭발시간을 발표하지 않은 채 러셀광장 인근에서도 2층버스가 폭발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사상자수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연쇄폭발에 4개의 폭발물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사전에 이번 연쇄폭발에 대한 경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단체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연쇄폭발은 무고한 민간인 살상을 목적으로 한 무자비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면서 재래식 폭발물이 사용된 것은 확실해 보이나 자살폭탄테러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 체포된 용의자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안 블레어 런던경찰청장은 연쇄폭발현장 가운데 두 곳에서 폭약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이번 연쇄폭발에 대해 사전 경고는 없었다고 말해 아직 배후가 파악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 폭발현장 및 사상자 발생 = 경찰발표와는 달리 언론과 목격자들은 리버풀가와 에지웨어로드, 올드게이트, 킹스크로스역에서 폭발이 있었으며 러셀광장 등지에서도 승객들로 만원을 이룬 2층 버스 3대가 폭발했다고 전하고 있다. 폭발이 발생한 역과 버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이 목격되고 있는 가운데 러셀광장 인근에서 폭발한 2층 버스는 상단이 폭발로 날아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스카이TV가 이번 연쇄폭발로 적어도 45명이 숨지고 1천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킹스크로스역에서만 적어도 10명이 숨졌으며 올드게이트역에서도 9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공식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시내 25개 병원에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런던당국은 연쇄폭탄테러 발생 직후 모든 지하철과 버스의 운행을 중단시키는 한편 추가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줄 것으로 당부했다. ◇ 영국정부 움직임 =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G8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 이번 연쇄폭발은 테러공격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사태 수습을 지휘하기 위해 런던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긴급 TV 연설을 통해 "G8 정상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테러 공격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은 그러나 결코 우리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파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연쇄폭발 직후 비상각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며 오후 8시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번 연쇄폭발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G8 정상들도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읽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이 야만적인 공격을 극도로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테러리즘과 대적해 패배시켜야 한다는 굳은 의지로 일치단결해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 분석 = 이번 연쇄폭탄테러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2004년 3월11일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열차폭파사건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알-카에다의 전통적 수법인 '동시다발테러'임을 지적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우선 분명한 사실은 동시다발 공격으로 이는 다분히 알-카에다 또는 알-카에다와 연관된 조직이 사용해온 수법이라면서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파사건과 유사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럽 알-카에다 비밀조직'(Secret Organization al-Qaida in Europe)이라는 단체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런던 지하철.버스 연쇄폭발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영국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입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 테러공포 전세계 확산 = 런던 연쇄폭발이 일어난 직후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각각 테러경계령을 내리거나 대테러 경계수위를 높였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는 반테러 경계 수위를 2번째로 높은 '레드'(적색)로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했으며 독일도 철도 당국이 보안경계를 강화한 데 이어 베를린 교통 당국도 경계 수위를 '옐로'(노랑)로 높였다. 미국 워싱턴 철도 당국은 보안경계령을 발동했으며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런던 폭발 사건으로 전 유럽에 경계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 요동치는 금융시장 = 연쇄폭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런던 증시가 제일 먼저 혼란에 휩싸였다. 런던 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주가(FTSE) 100 지수는 3%에 가까운 150포인트가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19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유로화 대비 환율도 6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독일 증시 지표지수인 DAX가 4,474.76으로 3%가 하락하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75% 하락하는 등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장전거래에서 8월 계약분이 배럴당 62.10달러로 한때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런던시장에서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등락을 거듭하며 요동치고 있다. ◇ 한국인 피해 = 주영한국대사관(대사 조윤제)은 7일 오후 현재 한국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번 연쇄폭발이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에 런던 시내 중심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점을 감안, 대사관 직원들을 5개조로 편성해 인근 병원에 급파하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 일대에는 약 2만6천여명의 교민과 유학생, 주재원이 거주하고 있으며 연간 12만명의 한국인 관광객 가운데 1만5천명~2만명이 7월에 런던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 APㆍ로이터=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