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연설에서 이라크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는데 실패했으며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을 9.11 테러에 연계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미국의 주요 언론이 29일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이라크를 위해 미국이 희생할 가치가 있다는 부시 발언에 언급, "유감스럽게도 부시 대통령은 어젯밤에 아무도 질문하지 않은 것에 답변하는 것으로 기회를 낭비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신문은 "우리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이라크전으로 끌어들인 잘못된 정보나 이라크에서 저지른 재앙적 작전 실패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가 테러 공격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9.11 테러의 핏빛 깃발을 계속해서 들어야 한다는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와 군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수년이 걸리며 그 과정에서 내전이 발발할 수 있음을 시인하는 대신 이라크에서 자유 진전에 대한 기존의 감성적 수사만 나열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짜 사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기회를 또다시 놓쳤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냉혹한 이라크 현실 외면은 (이라크전) 성공에 필요한 대가를 솔직히 설명하지 않으려는 것과 중첩됐다"면서 이라크 저항세력의 저항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이라크군이 수년내에 미군으로부터 권한을 넘겨받을 준비를 갖추지 못할 것이며 미-이라크 연합군도 이라크 상황을 안정시킬 만큼 충분한 병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지난 1년동안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은 이라크와 관련된 전략에 대한 부시의 설명은 이런 사실에서 기인하는 우려들에 대답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이라크가 현재 테러리스트들에 시달리고 있는 점에 비춰 9.11 테러와 이라크를 연계시킨 것은 거짓이 아닌 것 같지만 부시는 대량살상무기를 휘두르는 독재자를 제거하려는 전쟁이 어떻게 이슬람 무장세력과 전투로 전락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군사작전의 승리를 원한다면 "어제 미국인들에게 얘기했던 것보다 더 솔직히 말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 군기지에서 행한 연설에서 9.11 테러와 이라크 사태를 비교하면서 자신의 이라크 정책을 지지해줄 것을 국민에게 촉구했다. 한편 이라크인들은 이라크군이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일부는 공감을, 일부는 식상함을 표시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워싱턴.바그다드 AFP.AP=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