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여성들이 '스파이더 맨'으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파이더 맨'은 맨해튼 북동부와 북서부 지역 아파트의 대피용 비상계단을 타고 올라가 창문으로 침입해 혼자 있는 여성을 성폭행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8일 이후 지금까지 신고된 피해만도 3건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스파이더 맨'이 셔츠나 베개 등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것은 물론 범행이 끝난 후 피해자에게 샤워와 양치질을 시켜 자신의 DNA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그러나 범인의 이같은 '사후 조치'에도 불구하고 DNA 샘플을 채취할 수 있었는지 여부는 수사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여성 제럴딘 캐롤(31)씨는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스파이더 맨'의 범행에 관한 뉴스를 보고 난 뒤에는 침대 밑이나 옷장 안에 누군가 숨어있을 것 같은 불안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들은 창틀을 설치하거나 보안장치를 집에 부착하기도 한다고 뉴욕 포스트는 전했다. 지난 23일 '스파이더 맨'의 범행이 일어났던 아파트 거주자 타라 라파(여.27)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가 살던 아파트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으나 가구를 옮기는 소리겠거니 생각했다"면서 "미관에는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안전을 위해 창틀을 부착할 것이며 경비원이 있는 아파트로 옮기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