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이 지난해 집행한 예산내역이 공개되면서 왕실의 헤픈 씀씀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지난해 총 3천670만 파운드(약 674억원)를 써 영국민 한 사람이 왕실 유지를 위해 부담한 돈은 61페니(약 1천120원)였다. 주요 씀씀이를 보면 여행경비가 470만 파운드에서 500만 파운드로 증가한 가운데 찰스 왕세자가 지진해일 피해가 발생한 스리랑카 등을 둘러보면서 특별전세기를 이용해 한차례 여행에 30만 파운드(약 5억4천만원)를 썼다. 찰스 왕세자는 또 왕실 특별열차로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잉글랜드의 플리머스 등을 가느라 한번에 4만5천 파운드를 소비했으며, 비교적 짧은 비행거리에도 불구하고 일반 항공편 보다는 주로 전세 헬기나 왕실 헬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인 에딘버러 공(公)은 토론토를 방문할때 수행원 몇 명만을 데리고 일반 항공편을 이용해 한 차례 여행에 1만2천800파운드를 사용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BBC는 왕실 씀씀이에도 세대차이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찰스 왕세자의 공식거처인 `클래런스 하우스'는 찰스 왕세자의 전세기 이용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 조짐이 보이자 공식 해명에 나서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클래런스 하우스 대변인은 찰스는 지난해 영국적십자사 총재 자격으로 스리랑카에 갔을때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 3개국을 한꺼번에 둘러봤다며 "12일 간의 빡빡한 일정과 경호문제를 고려할때 전세기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버킹엄궁도 경호비용을 빼고 지난해 왕실이 사용한 돈은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실질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언 데이비드슨 의원은 "지난해 19차례의 왕실열차 사용 비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왕실이 일반 열차를 더 이용토록 해 보통 사람들이 타는 열차의 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왕실 예산을 맡고 있는 앨런 라이드 경은 싸구려 왕실을 기대해선 안된다면서 돈을 쓰더라도 제 가치를 내는 왕실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