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실시될 독일 조기 총선에서 보수 야당이 압승하며 정권을 탈환하는 한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권의 우경화에 반발하는 좌파의 연합세력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공영 ARD 방송은 총선에서 어느 당을 찍을 것이냐는 설문조사에서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이라고 답한 사람이 46%로 지난 5월 말 조사 때에 비해 2% 포인트 늘었다고 발표했다. 기민련과 손을 잡을 친기업적 정당인 자유민주당 지지율(7%)을 더하면 보수정당 간의 소위 흑황(黑黃)연합 지지율은 52%를 넘게 된다. 반면 집권 사회민주당은 28%에 머무르고, 사민당과 중도 좌파 연정을 구성 중인 녹색당은 8%로 적녹(赤綠)연합 지지율은 36%에 불과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선거대안체(WASG)와 민주사회당이 총선에 대비해 구성한 좌파 동맹 지지율이 8%로 자민당을 제쳤다. 좌파 동맹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4%나 높아져 1% 낮아진 녹색당마저 곧 제칠 기세다. WASG은 슈뢰더 정권과 사민당의 우경화에 반발해 탈당한 사민당 좌파 노동계 일각이 손잡고 만든 새 정당이다. WASG은 최근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과 상대당 강세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고, 연합공천도 실시키로 했다. 이러한 ARD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좌파의 거목 오스카 라퐁텐 전 사민당수는 이날 WASG 대의원 대회에서 "좌파가 함께 손을 잡으면 기민련과 사민당에 이어 제3당으로 올라설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WASG 입당서류에 서명한 라퐁텐 전 사민당수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좌파 동맹 전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출신지인 자르란트주(州)가 아니라 독일 최대의 인구와 산업 밀집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총선 후 연립정권의 구성 방식과 관련해 흑황연합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으나 중도 좌ㆍ우파 정당이 손잡는 기민련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을 선호하는 사람도 40%나 됐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