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음악계 거장 중 한 사람인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에서 지난 14일 지병으로 숨졌다고 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향년 91세 줄리니는 LA필하모닉을 이끌때 정명훈씨가 부지휘자로 세계무대에 입성해 정씨의 스승으로 국내에도 잘알려져 있다. 줄리니는 지난 1988년부터 지휘봉을 놓았으며 그동안 지병으로 병석에 있었다. 고전 음악의 해박한 지식과 영적인 해석으로 명성을 얻은 줄리니는 1953∼1956년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지휘를 시작으로 1969∼1976년에는 시카고와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맡았으며 1978∼1984년에는 주빈 메타에 이어 LA필하모닉의 음악 감독을 역임했다. 줄리니는 명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1867-1957)의 젊은 친구로 리카르도 무티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이탈리아의 전후 지휘자들이 활동했던 황금 시기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14년 5월9일 볼차노에서 태어난 줄리니는 처음 비올라를 시작으로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학원에서 지휘 수업을 받았다. 줄리니는 특히 브람스,바하,모차르트,베토벤,브루크너,슈베르트의 해석에서 힘찬 기법과 독특한 해석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가 지휘한 녹음 음반 중 특히 베르디의 '레퀴엠'과 '팔스타프'는 음악 애호가들의 애장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956년 디바 마리아 칼라스와 함께 한 '라 트라비아타' 음반도 가장 기억할 만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