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엘바라데이(62)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선 연임에 성공했다. 멜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은 13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엘바라데이 현 사무총장이 3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차기사무총장에 재임명됐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결정은 오는 9월 IAEA총회에서 최종 승인된다. 그동안 이란과 이라크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엘바라데이 축출을 시도했던 미국도 다른 34개 이사국의 엘바라데이 지지에 동참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워싱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 간 면담 후 "IAEA 이사회에서 투표가 이뤄지면 미국은 만장일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해 엘바라데이에 대한 반대입장 포기를 공식화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만장일치 재임명 소식을 듣고 기자들에게 "분에 넘치고 놀랍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라이스 장관과 회담에 대해서는 "우리는 과거나 나의 재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미래를 얘기했으며 많은 공동 목표에 합의했다"면서 라이스 장관과의 만남이 여느 회원국과의 회담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미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란 핵문제에 대해 종전보다 강경대응하기로 한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부인하며 "스스로 생각하기에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사실에 입각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투표는 이날 이사회 회의에서 이를 첫 안건으로 하는 데 대한 일본의 반대로 6시간 가량 지연됐으나 일단 절차 문제가 해결되자 곧바로 만장일치 결정이 내려졌다. 이집트 출신인 엘바라데이 총장은 미국 뉴욕 대학에서 국제법을 공부했고 지난 1984년 IAEA에 들어간 후 1997년 한스 블릭스 전 총장의 뒤를 이어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한편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란보고서와 관련, 14일 이사회 회의에서 이란이 핵물질 관련 시설에 사찰단의 접근을 쉽게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IAEA는 우라늄 원심분리기의 범위와 본질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또 사찰 종료는 이란에 달려 있다면서 현재 이란이 주장하는 대로 사찰단이 발견한 고농축 우라늄이 수입된 것인지를 밝히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이사회에서 이란이 사찰단에 전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받되 핵협상 상대인 유럽연합(EU) 3국과 합의한 핵연료 사이클 중단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는 엘바라데이 총장의 보고가 예정된 만큼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교소식통들은 또 14일이나 15일에 피에르 골드슈미트 IAEA 사무차장이 이란 관련 보고서를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이전 보고서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14일 이사회에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촉구와 최근에 의제로 떠오른 사우디아라비아 핵사찰 문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빈 AFPㆍAP=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