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존 밀러 국제 인신매매 담당 대사를 배석시킨 가운데 세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한국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대표적 사례로 자주 거론됐다. 한국은 정부의 강력한 성매매 근절책과 피해자 구호 조치가 세계 모범 사례로 인용된 동시에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 목적으로 캐나다를 경유해 미국으로 인신매매되는 대표적 사례로도 지적됐다. 밀러 대사는 성매매 경유지로 지목된 캐나다에 관한 질문에 "문제는 동아시아,예컨대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성매매 피해자 수백명이 포함돼 있는 경우와 같은 것"이라며 "이 문제에 관해 캐나다 및 한국측과 (공동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 대사는 또 성매매 피해자 대책외에 수요 근절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동안 수요 측면은 간과된 면이 있으나 미국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 예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돼 현재 미 전역의 약 20개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일명 '존 스쿨(John School)'이라는 '성 구매자' 재범방지 교육 프로그램을 들었다. 그는 특히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도 이 프로그램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예컨대 한국 여성부와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스쿨이란 샌프란시스코의 세이지(SAGE)라는 단체가 시 사법당국을 설득해 지난 1995년부터 인신매매 피해자일 수도 있는 매춘부만 체포하지 않고 인신매매범과 포주, 업소 주인, 그리고 '고객'도 체포해 이들 고객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마치 금연학교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제도다. 존 스쿨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남성들이 성구매 행위로 체포되면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가장 흔한 이름중 하나인 존이라고 밝힌 데서 유래됐다. 존 스쿨은 초범자를 대상으로 성매매 경험 여성 등이 강사로 나서 성매매로 인한 피해 등을 강연ㆍ토론하고, 구매자에게 물린 벌금으로 그 비용을 대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밀러 대사는 존 스쿨 '졸업자'의 재범율이 2%로 성과가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