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가 지난 20일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옥외집회에 참가하려던 외국 정치인과 취재진을 추방한 것과 관련, 유럽 국가들이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22일 브라질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은 일제히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쿠바 정부가 아바나에서 열린 역사적인 집회 현장에 참가하려던 유럽지역의 정치인과 취재진을 추방한 것은 중대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정치인들과 취재진이 쿠바 내 반정부단체와 인권단체가 주도하는 집회에 참가하려고 한 것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행동이었다"면서 "피델 카스트로 정권의 결정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외교부는 특히 "이미 지난 17일부터 아바나에 머물던 10여 명의 정치인과 취재진에게 집회가 열리기 직전에 추방명령을 내린 것은 쿠바 사회가 여전히 폐쇄적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의회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쿠바에 대한 강경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구스타보 셀바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일부 유럽국가들이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함으로써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계열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도 "쿠바 정부의 조치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마드리드 주재 쿠바 대사를 불러 경위를 설명하도록 조치했다. 유럽국가들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쿠바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