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폭군' 사담 후세인(68) 전 대통령이 팬티 차림으로 빨래를 하는 초라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선'은 20일 이라크 미군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했다며 후세인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을 담은 4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1면 전체에 실린 사진은 후세인이 `흰색 팬티' 하나만을 걸친 채 짙은 갈색 죄수복 바지를 개는 장면을 담고 있다. 체모를 온통 드러낸 채 빨래 뭉치에서 바지를 찾아내 접고 있는 모습이다. 다른 사진에서 후세인은 비치용 플래스틱 의자에 앉아 수많은 이라크인들을 처형장으로 보냈던 `피묻은 손'으로 빨래를 짜고 있다. 신문은 후세인이 낮잠을 자는 모습, 교도소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30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수만명의 이라크인들을 학살한 `바그다드의 도살자' 후세인이 이제는 빨래나 하며 무기력하게 처형을 기다리는 `낙담한 늙은이'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인근의 미군 비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후세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로 2.7m 세로 3.6m 크기의 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세인에 대한 재판은 내년 중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사형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미군 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진 공개가 "전범의 인권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제네바 협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진유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후세인의 사진들이 1년 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세인은 2003년 12월 땅굴 속에 숨어 있다 미군 병사들에 의해 체포됐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