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이나 유럽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협력의 축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존중하지 않는 일체의 시도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18일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오전 한국의 KBS와 회견을 갖고 "브라질은 미국이나 유럽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0~11일 열린 중남미-아랍 정상회담은 브라질이 추구하는 '남남협력'의 좋은 본보기"라면서 "한국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간 경제관계가 더욱 확대ㆍ강화될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또 북한핵 문제와 관련,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미국과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NPT를 벗어난 어떤 형태의 핵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핵과 관련된 이같은 브라질 정부의 입장 때문에 북한이 지난해 말 브라질 주재 대사관 개설을 허용한 이후 지금까지 신임장을 제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핵개발 문제로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장을 제정할 경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등 브라질 정부가 최우선시하고 있는 외교현안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NHK, 요미우리 신문, 니혼 게자이 신문, 아사히 신문, 교도통신,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과 잇따라 회견을 갖고 "에탄올을 비롯한 브라질의 1차 산품과 제조업 제품의 대(對) 일본 수출 확대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과 함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안보리의 민주주의적 운영을 위해 브라질과 일본이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22일(현지 시간) 아침 브라질을 출발해 한국에서 26일 오전까지 머물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정부혁신 세계포럼'에 참석한 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도쿄와 나고야에 사흘간 체류하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일정을 소화한 뒤 29일 브라질로 돌아올 예정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