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국사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 중 하나인 이 일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 1980년 광주에서 군사정권에 대항해 시위를 벌인 시민 수백명이 정부군에 의해 학살된 광주 사건은 현재 많은 이들에게 민주주의 투쟁의 중대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1980년 봄 광주에서 시위가 일어난 것은 보기드문 일은 아니었다면서 한국 전역이 학생들에 의한 시위의 물결에 휩쓸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은 군이 무력으로 학생과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데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에 가담, 광주는 며칠간 시민들의 통제에 놓이기도 했으나 군이 시민들을 재진압했다고 전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사상자 수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나 500∼2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소설가 황석영씨를 인터뷰, 운동이 끝나고 6개월 뒤 광주 자택으로 돌아갔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 감옥에 있거나 숨졌거나 탈출했다"는 황씨의 발언을 전했다. 방송은 황씨가 광주 운동을 "서구식 시민 사회와 한국 현대화의 시작"이라고 논평했다고 전하면서 생존자들은 아직도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나 광주 운동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방송은 광주에서의 경험으로 한국인들이 독재로부터 탈출과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일을 연관짓게 됐다는 논평이 있다면서 미국의 한국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교수의 견해를 소개했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추종자를 지지한 것은 명백하고 미국은 남한의 민주화보다 안정과 북한에 대해 훨씬 더 염려했다"며 미국 정부는 이 학살극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비중 있는 조사를 벌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이어 일부 한국인들이 어린이들의 기억에서 광주의 희생자들이 잊혀지고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으나 한국에서 광주 운동의 문화, 정치적 유산은 여전히 크게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