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 4세 아이들을 보육하는 유아원이 정규 학교보다 훨씬 엄격해 규율을 위반하는 아이들은 가차없이 퇴학시키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예일대 유아연구센터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유아원 원아들의 퇴학률이 정규 학교인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학생들에 비해 3배 이상 더 높다면서 이는 문제아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아원측이 정규 학교에 비해 문제가 있는 아이들에게 훨씬 더 엄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예일대 유아연구센터가 주정부의 지원을 받는 유아원 4천815개 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유아원들의 퇴학률은 1천명당 6.7명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정규 학교의 퇴학률은 1천명당 2.1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비율대로라면 전국의 유아원생 가운데 퇴학당하는 아이는 매년 5천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평균적으로 볼 때 학교에서 쫓겨나는 유아원생은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의 4.5배나 되고 흑인 아이가 히스패닉계나 백인의 두배에 달하며 4세 아동이 3세의 1.5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퇴학 사유까지는 분석하지 않았지만 조사를 주관한 월터 길리엄 박사는 교사 또는 다른 어린이들에 대한 공격적 행동에서 장난감 권총을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과 같은 절대금지 행위, 교실에서 주차장으로 뛰쳐나가는 것과 같이 교사들을 걱정하게 만들거나 책임을 지게 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까지 다양한 사유가 아이들의 퇴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어서 과거에 비해 유아원생들의 퇴학률이 높아졌는지를 분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장기간 유아교육 현장에서 종사해온 전문가들은 1970년대 이래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꾸준히 증가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유아원 원장 겸 교육심리학자인 수전 글레이저씨는 "옛날 같으면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부모가 유아원에 보내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이 훨씬 많아졌고 점점 더 어린 아이들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이런 시설에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 발달 전문가인 캐런 힐 스콧씨는 정규 학교의 경우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교육할 법적인 의무가 있는 반면 유아원은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유아원의 퇴학률이 높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유아원에서 퇴학당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유아원으로 옮겨가지만 새 유아원에서도 적응을 못해 다시 쫓겨나는 경우가 많다고 길리엄 박사는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