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코란 모독에 항의하는 아프가니스탄 내 반미시위가 국내 각 지역은 물론 인접한 파키스탄으로 확산되는 등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최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3명이 더 숨지는 등 폭력시위가 일어난 사흘 동안 유독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카불 동부 지역에서만 모두 7명이 숨지고 적어도 76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학생 시위대 700여명이 카불 대학 인근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등 이날 수도 카불에서도 처음으로 시위가 발생했다. 카불의 학생 시위대들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성조기를 불태웠으나 폭력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발원지인 동부 잘랄라바드 지역에서는 경찰의 발포로 전날 4명이 숨진데 이어 다시 2명이 사망했다. 잘랄라바드 경찰은 인근 지역에서 시내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포, 2명이 숨졌으며 카불과 인접한 와르닥 지역에서도 경찰서를 공격하던 시위대중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전반적으로 북부 파르완과 카피사, 동부 라흐만, 남동부 라고르, 남부 칸다하르 등에서 수천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로써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보도를 계기로 촉발된 시위는 아프가니스탄의 34개주 가운데 10개주로 번졌으며 특히 인접한 파키스탄내 페샤와르와 퀘타로까지 확산됐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유엔 및 국제구호단체는 수백명의 직원들을 위험지역에서 대피시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미국내에서 코란에 대한 모독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천명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라이스 장관은 한 의회청문회 증언에 앞서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 코란에 대한 모독은 과거나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군당국이 철저히 조사중이며 사실로 판단된다면 적절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중인 미군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인정할만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혀 조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미군들이 코란을 화장실에 비치했으며 코란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린 사례도 있다고 보도해 이슬람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카불 AFP=연합뉴스)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