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본부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 특별총회를 열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전쟁이 더이상 용인 되어서는 안된다는 창립 이념을 재확인했다. 루이스 프레셰 사무부총장은 이날 총회에서 "파시즘이 사라지면서 그런 대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유엔이 구성됐다"면서 "이것이 2차대전에서 숨진 수백만명에게 우리가 표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라고 유엔창설의 의의를 되새겼다. 장 핑 유엔총회 의장도 2차대전의 비극이 인류에 안긴 공포와 고통을 상기시킨뒤 "오늘의 기념은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쟁을 거부하고, 간단하지만 강장 중요한 대화와 인내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 독일의 군터 플로이거 유엔주재 대사는 독일이 이웃국가들, 그리고 결과적으로 독일 국민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거듭 사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플로이거 대사는 "독일은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면서 "지난 60년간 희생자들을 도우려는 우리의 노력이 아무리 방대했다고 해도, 이 무한한 고통을 보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유엔 총회에서도 구 소련의 동구권 통치 등 2차 대전 이후의 동유럽 체제를 놓고 간접적인 설전을 벌였다. 미국 대표로 연설한 앤 페터슨 유엔주재 부대사는 "2차대전의 종식은 중동, 유럽에서는 또하나의 고통스런 시기의 시작이었다"고 구 소련을 겨냥한뒤 "우리는 확신을 갖고 국내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자유를 국외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드레이 데니소프 러시아 대사는 "어느 편에 섰건 2차대전은 유럽과 세계 각국의 최대의 비극이었다"면서 "우리가 승리의 결정적 기여를 하고 나치로 부터 인류를 구한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