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탈선으로 수 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철도회사 JR 니시니혼(西日本) 직원 일부가 음주ㆍ가무를 벌였다는 사실에 일본인들이 질색하고 있다고 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이날 도쿄발 기사에서 지난 4월25일 최근 40년내 최악의 효고현(兵庫縣) 아마가사키 열차사고 당시 JR 니시니혼 기관사ㆍ차장 등 일부 직원들이 골프와 볼링, 노래방, 낮술을 즐기는 등 친목행사를 가진 것에 대해 이 회사 가키우치 다케시 사장이 "한탄스럽고 개탄할 행동"이라고 사과했으나 시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열차 탑승자들이 숨져 쓰러져있고 죽어가고 있는데 어느 누구도 친목행사를 중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당시 전복열차에 타고 출근하던 기관사 두 명은 피해승객 구조을 돕지 않았었는데 상부로부터 즉히 현장을 벗어나 출근, 임무교대를 지시받았음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지난 1980년대 말 민영화된 철도회사가 아직도 상급자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을 꺼리는 구태의연한 일본 기업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도쿄에 사는 건축사 마쓰이 겐지(55)의 말을 인용, "JR 니시니혼 직원들은 인간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그들은 기계의 부속품으로 취급된다"면서 "현장을 떠난 기관사들이 특별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들은 모든 일을 상급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단에서 기업윤리를 가르쳐 온 고바야시 슌지 와세다대 교수(법학)는 "JR 니시니혼 직원들은 경직될 정도로 통제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그들은 이미 예정된 파티를 중단한다는 용기나 상상력이 결여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오사카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도쿄처럼) 홍보의 중요성에 덜 민감했다"면서 "열차탈선사고가 도쿄에서 일어났다면 철도회사 고위 관계자들은 홍보의 중요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