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이 중국인들을 향해 "중화민국은 아시아 첫번째 민주공화국"이라고 연설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28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롄 주석은 중화민국(대만)을 건국한 국부 쑨원(孫文)의 난징(南京) 묘소를 참배한 27일 이같이 말하고 "대만의 지속적인 발전과 대륙(중국)이 비교적 잘사는 수준인 '샤오캉(小康)' 사회의 실현이 우리의 총체적 목표"라고 말했다. 난징은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 쫓겨 대만으로 건너오기 전의 수도로 롄잔은 중화민국 국기가 보존돼 있는 난징의 '중화민국 총통부'를 방문, 쑨원 선생의 명언인 '평화, 분투, 중국을 구하자(和平,奮鬪,救中國)'라는 친필 휘호와 함께 중화민국이 아직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듯 대만에서 사용되는 연호인 '중화민국 94년, 서기 2005년 4월 27일'이라고 남겼다. 중화민국은 대만의 공식 명칭이나 중화권에서는 통상 양안 관계를 '대만-대륙'으로 표현해왔으며, 롄잔이 이같은 명칭을 쓴 것은 과거 중화민국의 수도이자 쑨원의 묘소가 있는 난징을 방문한 특수한 상황에서 2개의 정부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언론들은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롄 주석이나 혹은 오는 5월 5일 중국을 방문하는 쑹추위(宋楚瑜) 주석에게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가입과 중국이 홍콩-마카오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CEPA)을 대만과도 체결할 의사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뤼슈롄(呂秀蓮) 대만 부총통은 "CEPA 체결은 중국이 대만을 홍콩, 마카오와 같이 지방 정부로 낮추려는 것"이라면서 "글로벌화를 원하는 대만은 지방정부로 전락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롄 주석이 출국한 지난 26일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난동 사태를 수사중인 대만 검찰은 왕스젠 등 민진당과 대만단결연맹 의원 3명, 대만 독립 추진 토크쇼를 진행하는 유명 연예인 왕번후 등을 군중 선동 혐의로 처벌키로 했다. 왕번후는 지난 27일 마지막 토크쇼를 방송하다 눈물을 흘리며 "감옥살이가 무서운게 아니라 대만이 진정한 독립 국가로 일어설 날이 언제 오려나 걱정이 돼 눈물이 난다"면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대만의 (독립을 원하는) 민의를 거슬러서는 안되면 거스를 경우 국민들에 의해 끌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공항에서 관운장의 칼을 들고 '롄잔을 죽이자'라고 쓰인 옷을 입은 남자와 야당 지지자로 공항에 부하들을 대동하고 나타난 폭력조직 주롄방 전 중간보스 주자쉰(朱家訓) 등 7명을 체포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