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의 형님이고 문화의 대은인이다" 한국에서 데뷔한 일본인 가수 나나(23)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일본을 질타하는 글을 올려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음악사이트 쥬크온을 통해 디지털 싱글 '흐노니'(몹시 그리워 동경한다는 순수 우리말)를 발표한 나나는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독특한 가수다. 나나가 3월 16일 일본 시마네현의 독도 조례안 가결 직후인 21일 올린 싸이월드 미니홈피 글이 최근 그의 데뷔 소식과 함께 뒤늦게 퍼지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와 한국어를 배웠다"는 그는 '일본인으로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한국은 형님의 나라고 문화 대은인의 나라라는 걸 가르쳐주셨다. 학교에서 그런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 책이나 아버지, 재일 동포분들에게 일본이 얼마나 나쁜 짓을 해왔는지 배웠다"고 했다. 또 "유학시절 언니 오빠 친구들과 역사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나 일본 아이들은 역사를 너무 모른다. 너무 창피했다.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친구들과 역사 얘기가 나왔다. 일본은 진지한 역사를 알아야 한다. 안 그러면 세계에서 정말 바보가 된다"고 덧붙였다. 아버지가 재일대한민국민단(재일 동포의 법적 지위 확립에 힘쓰는 모임)에 몸담고 있어 나나가 본격적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지 9년째. 한국어가 능통한 그는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한국은 일본의 형님 나라고 문화의 대은인이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이밖에도 나나는 반일 감정이 형성되기 전부터 꾸준히 한국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글을 올려 이젠 네티즌으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나나는 "한국과 일본을 문화적으로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나나의 소속사인 투스텝엔터테인먼트 측은 "독도 조례안 가결, 역사 교과서 왜곡 등 데뷔 시점에 들끓는 반일여론으로 곤혹스러웠다. 데뷔 소식과 함께 악성 리플이 쏟아져 당사자의 심적고통도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나의 '흐노니'는 쥬크온에서 한주간 가장 높은 순위로 진입한 곡에 주어지는 'Hot Shot Debut'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