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3일 서거함에 따라 후임 2백65대 교황으로 누가 선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인의 관심은 어느 지역 출신이 차기 교황을 맡게될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고 요한 바오로 2세가 이탈리아인이 교황을 맡아왔던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4백55년만에 깨고 1978년 외국인(폴란드)으로서는 처음으로 교황을 맡았던데다 전세계 가톨릭 신자의 65%가 거주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남미 등 제3세계에서는 '이번에는 우리 차례'라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가톨릭 신자를 가진 국가"라면서 "가톨릭 교회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브라질인이 차기 교황으로 선출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계 인사들은 △60대 후반 또는 70대 초반으로 △교리해석에서 보수적이면서 △교구 목회 경험이 많고 교황청 상황을 잘 아는 추기경이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남미 출신 유력후보로는 콜롬비아의 다리오 카스트리욘 오요스 추기경(75),온두라스의 오스카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62),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호흘리오 대주교(68),클라우디오 우메스 브라질 상파울루 대주교(70) 등이 거명되고 있다. 또 아프리카 출신인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72)도 유력 후보군에 포함돼 있어 사상 최초로 흑인 교황이 배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계 일각에서는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에 찌든 유럽 등 서구사회에 가톨릭을 널리 전파할 필요성이 있다며 유럽 출신이 교황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다. 이에 따라 독일 출신의 강경 교리주의자인 조셉 라칭거 추기경(77)과 베니스 출신인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63),이탈리아의 대표주자로 간주되는 디오니지 테타만치 밀라노 대주교(71),안젤로 소다노교황청 국무장관(77),지오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71) 등이 주목받고 있다. 고드프리드 다넬스 벨기에 추기경(72)과 크리스토프 쇤보른 오스트리아 추기경(60),이반 디아스 인도 뭄바이 대주교(69)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바티칸 소식통들은 최종 투표때까지는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는 것이 오랜 전통이라며 예단을 경계하고 있다. 고 요한 바오로 2세도 1978년 교황선출회의에서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가운데 보수적인 미국출신 추기경들의 막판 지지 덕분에 교황으로 선출됐던 만큼 예상치못한 변수가 가세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