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광장에 최대 7만명 집결 0...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베드로 광장에는 순례자와 관광객들이 계속 집결, 2일 새벽 현재 7만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은 5만명에서 7만명의 신도들이 광장을 메웠으며, 시시각각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성베드로 광장에서는 몬시뇰 안젤로 코마스트리 주교 총대리의 집전으로 묵주신공이 진행됐고, 신도들은 촛불과 묵주를 들고 침묵 속에 밤새 기도를 올렸다. 로마 경찰은 앞으로 며칠 사이에 수십만명의 순례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 광장으로 향하는 비아 델라 콘실리아지오네가(街)의 차량 통행을 막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적십자 차량과 구급차, 재난구조대 등도 대기했다. 한편 경찰은 순례객과 관광객은 광장 안으로 들여 보내면서도 기자와 카메라맨들의 출입을 막고 경비를 강화했다. 광장을 찾은 순례객 가운데는 로마의 수석 유대교 라비 리카르도 디 세니도 눈에 띄었다. 그는 "형제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교황과 교황의 업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지오바니 알레마노 농업장관은 "우리가 할 일은 기도밖에 없다. 우리 모두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바티칸시티 APㆍ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당들 정치행사 중단 O...로마 시내 성 존 라테란 대성당에서 열린 저녁 미사에는 아젤리오 참피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 교황의 마지막 길을 위해 기도했다. 미사를 집전한 카미요 루이니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는 그의 길고 비범한 생애에서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고 있지만 그는 이전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긴 채 평온한 마음으로 시련을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당들은 교황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기 위해 오는 3~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획했던 각종 집회들을 취소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야당 지도자 로마노 프로디는 각 정당들에 집회 중단을 요청했으며 총리는 이날 하루동안 모든 공개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라틴 아메리카 슬픔에 빠져 0...세계 가톨릭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중남미 지역의 주민들은 2일 교황이 선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눈물과 기도로 밤을 새웠다. 브라질에서는 특별 미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상원 회의에서도 주기도문이 낭송됐다. 상원의 기도를 선도한 페드로 시몬 의원은 "그는 공산국 출신의 소박한 사람이 었지만 교회가 가톨릭 신도 뿐 아니라 전세계 형제들과도 평화와 존중의 언어로 대화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지도 스타일을 바티칸에 심었다"고 찬양했다. 국민의 90%가 가톨릭 신도인 멕시코에서도 신도들이 멕시코시티 대성당에 모여 교황을 위해 기도했다. 중남미 지역의 라디오와 텔레비전들은 교황의 용태를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페루 수도 리마의 성당에서는 1985년 교황의 방문을 기려 세워진 성모마리아상 옆에서 신도들이 기도를 올렸다. 18년 전 교황이 방문했던 칠레에서는 정.관계 지도자들이 일반 주민들과 함께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교황을 위한 심야 미사를 올렸다. 1983년 교황의 방문 당시 야유를 보냈던 니카라과의 좌파 다니엘 오르테가 전대통령도 교황을 찬양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교황은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던 역사적 시점에서 위대하고 특출한 성공을거두었다. 그는 우리에게 인도주의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겨 주는데 성공했다"고 찬양했다. (산티아고.리마.상파울루.멕시코시티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인 67% 교황 긍정 평가 0...3억 가까운 인구 중 6천500만명이 가톨릭 신도인 미국에서도 교황을 위한 특별 기도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교황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웠던 에드워드 이건추기경은 뉴욕 성 패트릭 성당에서 열린 특별 미사에서 교황을 "우리 시대의 걸출한 영웅"이라고 찬양했다. 그는 교황이 나치 치하의 폴란드에서 사제수업을 받고 공산정권에서 투쟁하는등 큰 시련과 도전을 이겨내고 전 생애에 걸쳐 대가를 따지지 않고 신념을 위해 싸운 사람이라고 찬양하고 교황이 선종(善終)할 경우 다시 특별 미사를 열겠지만 만의하나 교황이 회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한편 ABC뉴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3월 중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7%와 미국 가톨릭 신자의 87%가 교황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보적 미국 가톨릭 신도들에게 교황은 여성 사제 서품 거부, 낙태 반대,산아제한 거부 등 보수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어린이 성추행을 저지른 사제들의 문제를 회피한 인물로 각인돼 있다. (뉴욕 AFP=연합뉴스) 중동인들도 기도 동참 0...중동지역에서도 이슬람 지도자들로부터 반미 시위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이슬람 신도들이 기독교도들과 함께 교황의 회복을 기원했다. 레바논의 최고위 시아파 이슬람 성직자인 그랜드 아야툴라 모하메드 후세인 파들랄라는 2일 "우리 모두 그의 건강을 기원한다. 우리는 교황이 시작한 대화의 길이 신을 믿는 모든 종교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인간을 부당하게 대접하는 세계적인 오만에 대항하는 길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오만'이란 표현은 이란과 그 동맹국들이 미국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베이루트의 미국 대사관 주변에 모여있던 수천명의 항의시위 군중도 교황의 용태를 언급하며 그가 1997년 레바논을 방문했던 일을 회상했으며, 나비 베리 국회의장은 2일 밤 중요회의를 끝내고 가진 기자회견 서두에 교황을 위해 기도할 것을 제의했다. 시리아의 이슬람 성직자 모하메드 하바시도 기독교와 이슬람의 공존을 위해 노력했던 교황을 기리며 교황은 "대화와 용서, 열린 정신을 가진 겸허한 인간"이었다고 찬양했다. 이집트 콥트 교회 신도인 시사평론가 밀라드 하나는 교황을 위대한 정치가이자 지도자로 추앙하고 "가톨릭 교회가 그와 같이 위대한 교황을 다시 모실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 신도인 예멘에서도 전직 외교관이자 사회당정치국원인 모하메드 갈립 아흐메드는 교황을 아랍 국가들의 대의를 지지하고 "평화를 추구한 명예로운 사람"이라고 찬양했다. (베이루트 AP=연합뉴스) 이라크 기독교 신도들 각별한 기도 0...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적극 반대했던 교황이 운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인구의 3%를 차지하는 이라크의 기독교 신도들도 슬픔에 빠졌다. 이라크의 기독교 성직자들은 2일 특별 예배를 갖고 "중동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했던" 교황을 위해 기도했다. 바그다드 시내 만수르 지역 칼데아 성모마리아 교회의 안드라오스 아부나 신부는 교황이 1990년 이라크에 추기경을 보내 사담 후세인 당시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의 평화를 권유했던 교황을 찬양했다. 앗시리아와 시리아, 아르메니아, 그리스계 등 이라크의 모든 민족에는 가톨릭을믿는 분파가 있으며 칼데아파는 로마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는 앗시리아인들이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