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서 주가 채권가격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투자자금이 이머징 마켓을 이탈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6개 신흥시장의 주가지수가 22일 일제히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양상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흥시장의 주가수준을 나타내는 모건스탠리 이머징마켓지수는 지난 6일 동안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신흥시장 자산가치 동반 하락세=영미계 국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패턴을 추적하는 미국 AMG데이터서비스는 21일 한국 등 1백개 신흥시장에 최근 4주 동안 한 주 평균 4억2천3백만달러를 투자(16일 현재)했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최근 1주일 사이 투자액을 1억3천9백만달러로 대폭 줄였다고 발표했다. 특히 남미 지역 양대 시장인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는 들어온 돈보다 빠져나간 금액이 많아 최근 1주일 간 각각 1천6백만달러와 1천2백만달러씩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브라질 국채 가격이 4개월 만에 최저치로,2019년 만기 멕시코 국채는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시아 9백45개 기업의 주가가 반영된 모건스탠리아시아퍼시픽지수가 22일 이달 들어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신흥시장 증시도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있다. 체코 코루나와 폴란드 즐로티가 1주일 동안 달러대비 각각 4%와 5%씩 떨어지고 태국 바트화,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도 이달 들어 동반 약세다. ◆미국 금리인상 부담=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은 'GM충격' 여파가 남아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하자 신흥 시장의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열기가 퇴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증권사 4캐스트 분석을 인용,"남미 지역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머징 마켓 자산을 파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은 22일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펀드 줄리우스바에르앤코는 "제너럴모터스(GM) 충격 여파로 위험 자산 선호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며 "특히 이머징 마켓에 대한 불안감이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에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렸으나 지난주 미국 GM의 실적 악화 전망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랠리 끝 vs 일시 조정=외국인 자금이 신흥 시장을 본격 이탈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정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 채권 전문가 조아킴 펠스는 지난 주말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퇴조하고 있다"며 "주요 신흥 시장의 채권 랠리는 끝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환율의 경우 독일계 투자은행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 바세르슈타인의 외환 전문가인 존 해리슨은 "저위험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조정 국면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