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가 후지TV를 제치고 일본방송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16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이브도어는 일본방송의 주식을 계속 매입,15일 현재 의결권 기준으로 발행주식의 49.8%를 확보했다. 라이브도어는 발행주식의 0.2%,주식 수로는 7만주만 더 확보하면 일본방송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 15일 종가로 계산할 때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5억엔 정도다. 오는 6월 주주총회의 의결권을 위한 주주 명부가 확정되는 이달 25일까지 나머지 필요한 주식을 취득하게 되면 라이브도어는 주총에서 일본방송 이사 19명 중 절반을 선임할 수 있게 돼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이 경우 일본방송이 갖고 있는 후지TV 지분을 통해 후지TV를 사실상 지주회사로 삼고 있는 후지산케이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일본방송은 후지TV의 주식 22.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후지TV는 일단 공개매수(TOB)를 통해 일본방송의 주식 36.47%를 확보,일본방송이 후지TV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상태다. 일본 상법상 상대회사 지분율이 25%가 넘으면 상대회사가 갖고 있는 자사에 대한 주식 의결권은 소멸된다. 그러나 라이브도어가 일본방송의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증자를 통해 후지TV의 지분율을 25% 이하로 낮추는 방법으로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다. 일본방송은 총 발행 주식의 1.4배에 달하는 대규모 신주인수권을 후지TV에 독점적으로 부여,후지TV를 대주주로 만드는 방안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도쿄지방법원이 이 같은 독점 배정이 불공정 시장교란 행위라며 라이브도어가 제기한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일본방송은 이 같은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지만 번복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상황은 불리하지만 후지TV 측도 다각도의 대응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후지TV는 15일 라이브도어에 맞서 주당 1천2백엔으로 예상되던 배당금을 5천엔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배당금을 높여 주가를 끌어올림으로써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후지산케이그룹 차원에서도 일본방송이 보유하고 있는 후지TV 주식이나 자회사로 갖고 있는 음반회사(포니캐년) 등 핵심 자산을 그룹 내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방법을 강구 중이다. 라이브도어가 일본방송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려는 의도 자체를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