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 도심의 법원에서 11일 오전총격 사건이 발생해 재판을 주재하던 판사 등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마크 테일러 조지아주 부지사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께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법원 법정에서 롤랜드 반스 판사와 법원 속기사가 피고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경찰의 앨런 드레허 부청장은 피고 브라이언 니콜스(33)가 법정으로안내하던 여성 보안관을 덮쳐 총을 빼앗았으며 법정 방청객들을 구석으로 몰아놓고판사와 속기사를 저격했다고 밝혔다. 머리에 총을 맞은 여성 보안관도 수술 후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허 부청장은 도주하던 니콜스가 법원 건물 밖에서 저지하는 또 다른 보안관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이 보안관은 병원으로 이송된 후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지아주와 인접 주 안팎에서 헬기 등을 동원해 주차 중인 트럭을 강탈해 도주한 범인을 수색 중이다. 애틀랜타시의 법원 인근에서는 수색을 위해 30개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으며 주변 관공서도 문을 닫았다. 총격 사건을 일으킨 니콜스는 강간과 폭행, 강도, 마약 소지 등 6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으나 사건의 구체적인 이유 등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8일 시카고에서 조앤 레프코우 연방판사의 남편과 어머니가 자택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해 미국 사법부 관리들의 신변 안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레프코우 판사에게 의료소송을 기각당한 한 남성이 자살하면서 자신이범인이라고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고 밝혔었다. 전미판사협회의 게일 나히티걸 판사는 "사법체계 전반에 걸쳐 법원 안팎과 판사들의 주거지 주변까지 보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00명의 미국 연방판사들은 연방보안관들에게 자택보안을 의뢰할 수 있으나 경비를 판사들이 개인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 미법무부가 발표한 보고서도 연방 판사들의 신변보호를 위한 이러한 조처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한 바 있다. 토머스 슈크 미 연방 변호사협회 회장은 법정에서 이러한 폭력을 막으려면 복잡한 사건에 휘말려 극한상태로 치닫기 쉬운 피고들의 감정상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