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산층 사이에 스키붐이 일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중국 전역에 한 곳도 없던 스키리조트가 지금 200개를 넘어섰을 정도다.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난산(南山) 스키빌리지의 경우 장비 임대료가 포함된 4시간짜리 리프트 티켓이 평균 도시근로자의 주당 임금보다 많은 200위안(한화 2만4천350원)이지만 주말마다 수 천명의 스키 애호가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리조트를 지은 루 젠은 "10년전만 해도 중국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사람은500명에 불과했고 그들은 모두 직업 선수들이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스키장을 찾는이들이 500만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딸, 사위와 함께 리조트를 찾은 교사 장 판윈은 "중국 가족들은 함께 할만한 것을 좋아하지만 쇼핑을 하고 싶지는 않다"며 "스키가 새롭고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핫초코 대신 녹차와 구운 돼지고기를 팔며 주차장 행상에서는 매운소스와 양파가 얹혀진 기름기 많은 계란 크레프가 불티나게 판매된다. 재미있는 것은 스키복을 갖춘 중국인들이 거의 없다는 점. 리조트에서는 스키와폴, 파카 잠바를 빌려주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자주색 복장을 하고 있다. 또 체인 스모커 국가답게 입에 담배를 문채 슬로프를 내려오는 남자들이 많고사람들이 강습받기를 싫어해 난코스보다는 초보자용 슬로프에 몰려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루젠은 옥스퍼드 대학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공산당원으로 미국 콜로라도주의 스키 천국 베일(Vail)을 다녀온 뒤 영감을 얻어 친척과 친구들로부터 돈을 조달, 5천만위안(60억8천900만원)을 들여 2001년 리조트를 건설했다. 그는 이웃한 한국에서 스키붐이 이는 것에 착안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혜택은 중국이 95년 주5일제를 시행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아직 수지를 맞추지 못했지만 그는 돈을 벌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모텔과 콘도형 빌라 등을 지을 계획이라며 "목표는 이곳에 제2의베일을 만드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윈 AP=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