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 미국의 고등학교 교육이 시대에 뒤떨어진 폐물이 됐다며 고등학교 교육 전반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촉구했다고 미 언론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게이츠 회장은 26일 미 전국 주지사와 기업인, 교육계 인사 등이 참석한 `전국 교육정상회의'에서 "미국의 고등학교는 폐물(obsolete)이 됐다"며 "고교의 붕괴, 결 함, 재정난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현재의 고등학교가 당초 설 계 목적대로 정확하게 기능을 한다 하더라도 모든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날 필요한 것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고등학교는 50년 전 설계 당시 새로운 시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우리가 새로운 21세기의 필요에 맞춰 재설계를 하지 않는 한 매년 수백만명의 미국민의 인생을 제한하거나 망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소수계와 저소득층 학생들이 처음부터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실 정을 들어 "현 고교 교육 체제가 그대로 간다면 수백만명의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교육의 중요성과 기회균등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라면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교육여건이 나쁜 학군의 수백만 학생들은 고교 교육의 실패로 인해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 고교 개혁을 미룰 경우 다른 선진국에는 물론 중국 및 인도와의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교과 과정 개편, 더 욱 엄격한 교과 과정 관리 등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전국주지사협회(NGA) 공동회장인 마크 워너 버지니아 지사는 "이 문제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GA가 설립한 한 교육 단체 통계에 따르면 미국 고교는 지난 1983년 레이건 행 정부 때 미국 교육의 위기에 관한 보고서가 나온 후에도 중퇴율이 계속 증가, 현재 는 32%에 이르며, 고교 졸업자의 40%만 대학에 진학하지만 대학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은 27%에 지나지 않는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