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체 라이브도아의 일본방송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법정소송으로 비화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1954년 설립된 일본방송은 후지산케이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현재 후지TV 주식 22.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일본방송은 2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최대 4천7백20만주의 신주 인수권을 발행,후지TV에 부여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일본방송 발행주식은 3천2백80만주로 후지TV에 부여되는 신주인수권은 총 발행주식의 1.4배에 달하는 규모다. 후지TV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60%대로 높아져 일본방송을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 수 있다. 신주인수권은 3월24일자로 발행되며,다음날인 25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가격은 후지TV가 실시 중인 주식공개매수(TOB) 가격과 동일한 5천9백50엔이다. 라이브도아는 23일까지 일본방송 주식의 40%를 확보했지만 후지TV가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하면 지분율은 15% 선으로 떨어진다. 일본방송 측은 "라이브도아가 경영권을 갖게 되면 후지산케이그룹에서 이탈돼 기업가치가 손상되고,불법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집한 라이브도아는 매스컴의 공공성을 책임지기 어렵다"며 신주인수권 발행 배경을 설명했다. 라이브도아는 이에 대해 최대 주주를 배제한 신주인수권 발행 결의는 불법이라며 24일 도쿄지법에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호리에 사장은 이와 관련,"신주 인수권 발행으로 일반 주주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어 법정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후지TV는 라이브도아가 제소할 경우 법적으로 정면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본방송을 둘러싼 쟁탈전은 결국 법정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