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멕시코 한인이민100주년을 맞아 멕시코 첫 정착지였던 멕시코만 연안 유카탄주(州) 주도인 메리다에서 1주일간 100주년 기념행사 `에네켄 축제'가 성대하게 거행된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대사 조규형)은 오는 21일부터 1주일간 메리다에서 수천명의 한인 후손들을 비롯해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엔리케 잭슨 멕시코 상원의장 등 한국-멕시코 양국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관광사진 전시회개막을 시작으로 다양한 100주년 행사를 마련한다. 오는 22일 계명대 장유경 무용단의 개막식 행사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공식 기념행사는 마지막날인 27일 메리다 볼란테스 극장에서 열린다. 기념행사의 다른 주요 일정은 ▲한국 관광사진 전시회 및 한국 영화주간 개최▲최초 정착 에네켄 농장 방문 등 한인이민 역사 탐방 ▲100주년 기념사진 전시회▲한국 민속무용 공연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 ▲대한인 국민회 메리다 지방회관건물 복원 개관식 등이다. 한국대사관은 작년부터 이민 1세대들의 최초 정착지며 후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메리다 일대에서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우리 정부가 100만달러를 들여 추진하고 있는 한ㆍ멕 우정병원은 올 상반기 준공에 이어 하반기 개원을 목표료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에네켄은 선박용 밧줄 등의 원료가 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이민 1세대들은 멕시코에서의 첫 이민 생활을 메리다 일대 에네켄 농장에서 4년간의 계약 노동으로 시작했다. 기념행사명인 `에네켄 축제'는 이 같은 이민역사를 반영한 것이다. 한인 1천33명은 1905년 4월초 영국 상선 일포드 호에 몸을 싣고 제물포항을 출발했으며, 한달여 뒤인 5월12일 멕시코 도착후 곧바로 에네켄 농장으로 향하게 된다. 현재 5세대까지 내려오고 있는 한인 후손들은 멕시코 전역에서 최소한 3만명이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민 생활이 시작된 메리다 일대에는 멕시코 도착 3개월뒤 태어난 한인 2세대로후손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고흥룡(高興龍.아순시온 코로나 김. 100세) 옹을 비롯해 후손 약 5천여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비공식 집계되고 있다. 또 1세들이 멕시코 다른 지역으로 생활기반을 확대하면서 수도 멕시코시티, 미국 접경지대 티후아나, 베라크루스 등에도 많은 후손들이 살고 있다. 조규형 대사는 "100주년 기념사업이 한인 후손들에게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기여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1967년 이후부터 이주한 우리 국적 동포와 후손들간의 교류가 활성화하고 한ㆍ멕 양국간 우호 친선관계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리다=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