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5차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야당연합의 파상공세 속에 모하마드 파리드 하사나인 전(前) 의원이 16일 무소속 대권후보를 자처하고 나섰다. 신생 야당 알-가드의 창당 발기인인 하사나인은 이날 의회에서 대권 도전의지를공개하고 자신의 정치적 구상을 밝혔다. 하사나인은 "이집트가 필요로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이라며 "나는 무바라크에도전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파라오"라고 비난하고"우리는 마지막 파라오 통치시대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가난과 실업, 독재를 없애 공동 파멸의 위기에서 국가를 구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서 "자유 언론, 자유로운 정당,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사나인은 특히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동적으로 5차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가정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대통령 단일 후보를 지명하고 찬반 국민투표로 확정하는 현행 헌법상 자신이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집트는 변화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사나인은 창당 신청서류 위조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금됐다가 병원에 입원한알-가드당의 아이만 누르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누르 대표에 대한 이집트 당국의 탄압은 우방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초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5일 워싱턴에서 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외무장관과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 누르 대표에 대한 구금조치에 "매우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에 상징적 도전을 선언하고 나선 인사는 여권 운동가나왈 알-사아다위와 이집트계 미국인 사회학자 사아드 엣딘 이브라힘에 이어 하사나인이 3번째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