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으로 최다관왕 후보에 오른 래퍼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데뷔 앨범이 국내 발매됐다. 카니예 웨스트는 데뷔 앨범 'The College Dropout'으로 올해의 앨범, 최우수 랩앨범, 올해의 노래, 최우수 랩송에 이어 알리샤 키스의 앨범 프로듀서로서까지 총 10개 부문 후보로 최다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카니예 웨스트는 이번에 가수로 데뷔앨범을 냈지만 미국 팝 음악계에서는 이미경력 8년차의 중견 프로듀서로 자리를 잡아왔다. 1997년 래퍼 메이즈의 데뷔작 'Harlem World'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입문한 그는 제이-Z와 D12, 알리샤 키스,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톱스타 가수들의 프로듀서로서 재능을 발휘해 왔으며 제니퍼 로페즈와 재닛 잭슨 등의 신보 작업도 앞두고 있다. 그는 특히 남들이 잘 안쓰는 샘플링 음원을 발굴해 대중의 귀에 익숙하게 만들어내는 데 발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앨범은 실제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담은 랩송 'Through the Wire'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제이-Z 등 스타들의 히트곡을 프로듀싱해 주가를 높이던 2002년 10월 카니예웨스트는 턱이 세 조각이 나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곡은 철심(Wire)을 박은 채로 퇴원해 좌절과 분노 속에 지내면서 재활의 의지를 담아 만든 노래. 84년 발표된 샤카 칸의 고전 솔 발라드 'Through the Wire'를 샘플링한 이 곡은극적으로 살아남은 자신의 처지를 되돌아보고 용기를 내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를 담담하게 표현했다. 두번째 싱글로 선정된 'All Falls Down'은 R&B 가수 실리나 존슨이 피처링한 곡으로 흑인 공동체에 만연한 물질 만능주의를 풍자해 올해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랩ㆍ음악 합작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크 성가대의 동명곡이 변형돼 삽입된 'Jesus Walks'는 아무도 랩의 주제로 삼지 않았던 예수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악마가 나를 해치려 한다"면서 "신이시여길을 보여 주소서"라고 외치는 후렴구와 사회, 인종차별, 테러리즘, 무엇보다 자신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인트로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47회 그래미상 최우수 랩송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그밖에도 기타와 바이올린 연주가 리드미컬한 카니예의 랩과 부조화 속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The New Work out Plan', R&B 풍의 그루브가 느껴지는 'Spaceship'제이-Z와 제이 아이비가 피처링한 'Never Let me down' 등 총 21곡이 담겨 있다. 카니예 웨스트가 이 앨범으로 오는 1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리는 제47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몇 개나 상을 받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