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즘 회화의 대가 루시안 프로이드가 임신한 사진 모델 케이트 모스를 그린 누드화가 9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390만파운드(약74억원)이라는 경이적인 가격에 팔렸다. 구매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생존하는 가장 위대한 사실주의 화가'로 불리는 루시안 프로이드(81)가 지난 2002년에 그린 이 극사실화가 경매에 부쳐진 뒤 전문가들은 최소한 350만파운드(약66억원)로 가격을 감정, 현대 누드화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했었다. 2년 전 미국인 컬렉터가 구매한 뒤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이 작품은 임신초기인 모스가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로 1931년 부모와 함께 독일에서 영국으로 이주, 영국 국적자가 된 프로이드는 유명 인사의 초상은 극소수만 그린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는 직접 포즈를 취했던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포함돼 있다. 그의 전기를 집필한 윌리엄 피버에 따르면 프로이드는 사진 모델의 초상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모델 모스가 누드화를 그려달라고요청하자 거절하지 않았다. 이번 경매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와 세계적인 슈퍼 모델의 이례적 만남으로 이뤄진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런던 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