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 지면서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지에 지구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바오로 2세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회복불가능 상태에 빠지면 교황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선포해도 좋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며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들을 소개했다. ◇디오지니 테타만치(70) 밀라노 대주교 = 전통적으로 교황을 배출해온 이탈리아 최대 교구인 밀라노 대주교의 최고위 성직자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작고 통통한 몸매를 가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교황 요한 23세를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리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개혁을 적극 지지하는 든 진보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 ◇프란시스 아린제(72) 추기경 = 최초의 흑인 교황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임에도 런던에서 교육을 받아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며 도회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유럽과 제 3세계의 지지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슬람 전문가인 아린제 추기경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을 장기간 역임했으며 지금은 교황청 신앙 성성(聖省) 수장을 맡고 있다. ◇클라디오 흄즈(70) 브라질 상파울로 대주교 = 카톨릭 신자가 많은 라틴 아메리카의 가장 유력한 교황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독일계 이민 후손으로 남부 브라질에서 태어났으며 노동운동에 동조하고 있지만 교리적으로는 전통주의를 따르고 있다.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라는 모토로 유명하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총애를 받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최대의 가톨릭 신자를 가진 브라질을 대표하는 성직자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오스카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62) 테구시갈파 대주교 = 흄즈 대주교와 함께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히고 있다. 수개국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총명한 인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직접 항공기를 몰기도 한다.제3세계 빈곤 문제를 현장에서 경험했으며 사회적 약자의 열렬한 옹호자로 이름이높다. 유머 감각이 탁월한 매력적 성품을 갖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젊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세계 가톨릭 교회를 뒤흔든 어린이 성추행 스캔들에 대해 "너무 과장됐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안젤로 스콜라(63) 베네치아 총대주교 =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별로 꼽힌다. 아린제 추기경에 버금가는 이슬람 전문가로 추기경들의 비밀 교황선출회의인 콘클라베가 이탈리아 북부 출신의 교황을 원한다면 최적의 인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명윤리에 대해서는 전통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언론에 친숙하고 지적이며 외국어의 귀재로 통한다. 교회를 현대문명과 연결해야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안젤로 소다노(77) 교황청 국무장관 = 추기경들이 경험과 능력을 갖춘 안정된 인물을 원한다면 최적의 차기 교황감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이지만 건강은 양호하다.당장 교황으로 선출돼도 무난하게 교회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출신으로 교황 유고시 임시 교황을 맡게 돼 있다. 다소 어눌하다는 점이 흠이며 교황청 라틴아메리카 대사 재직시 피노체트 독재정권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 lcs@yna.co.kr